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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최재영은 1952년 경북 대구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한 뒤 1976년 동아일보에서 처음으로 사진기자를 시작했다. 1978년 중앙일보로 회사를 옮긴 후 청와대, 국회, 판문점 등을 출입했다. 사진기자 재직 중 한국보도사진전에서 금상, 은상, 동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2002년 12월 이탈리아 토리노시 테조리에라 전시관에서 이탈리아 한국문화교류협회 초청으로 사진 초대전을 열었으며, 2010 동강국제사진제에서 <그대 이름은 여자- Woman, Thy Name Is…>전 등 다수의 사진전을 기획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중앙일보 사진부장을 거쳐 현재 중앙일보 시사미디어 사진담당 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최재영이 다소 늦은 감 있게 첫 개인전으로 준비한 이번 전시는 2006년 1월29일 작고한 백남준의 5주기를 맞이하여 그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최초로 공개하는 백남준의 퍼포먼스 기록사진으로, 백남준의 생일이었던 1990년 7월 20일 서울 현대화랑 마당에서 절친이자 은인이었던 요셉 보이스를 기리며 펼친 백남준의 주술적 행위예술을 촬영한 것이다.

최재영의 <백남준_굿>이 선사하는 바는 먼저 요셉 보이스를 추모하던 백남준에 대한 존경과 애정, 그리고 치열했던 예술가로서의 두 거장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추모로서 예술의 영속성과 인간의 유한성에 관한 존재적 애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단계 더 들어가서는 그 만의 엄밀한 직관과 유연한 감성으로 찍었던 풍경 속에 나타난 숨겨진 요소들이 백남준이란 거장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어준다는 것이다. 최재영의 흑백 사진작업은 우리에게 왜 그 당시 백남준이 굿을 하였는지, 무엇을 보여주려 한 건지, 백남준의 예술을 이해하는데 있어 과연 굿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주며, 그것을 위한 소통을 시작하게 한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문인희 아이리스의 말을 인용하자면, “백남준은 전통문화와 서양의 아방가르드의 유사성을 나중에 깨달았으며 그의 사상이나 예술의 뿌리는 한국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이미 흡수되었다고 스스로 말했다. 20세기 중반 국제적인 아방가르드 서클이었던 플럭서스와 해프닝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백남준에게 ‘굿’은 그런 전통 민중문화의 일환이자 직접 여러 번 목격한 유년의 추억으로서, 그가 전위예술가로 혹은 비디오 예술의 아버지로 칭송 받게 된 해프닝적 모태가 된다 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혼란이나, 무질서, 파괴를 연상시키는 것이 ‘굿’이고 백남준의 해프닝 퍼포먼스지만, 그 두 행위의 이면에는 20세기 현대미술의 화두였던 이슈들, 즉 예술과 대중의 상호 접근성(accessibility), 참여성(participation), 비결정성(indeterminacy), 우연을 통해 연결되는 동시성(synchronicity through randomness), 과 삶의 연출성 내지 수행성(performativity)등이 함축되어있다. 백남준이 굿에 내제된 구성요소들을 발굴해 내어 미술에 적용한 것이 해프닝, 또 나아가서는 비디오 아트를 탄생시켰다는 것은 미술사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총 20여 점으로 구성된 최재영 사진전은 ‘굿’이 백남준의 예술에 미친 막중한 영향력을 백남준 스스로 만인에게 나타낸 선행의 기록이다. 그의 사진에 기록된 백남준의 모습은 실제의 무당처럼 신명 난 모습이기도 하고, 그것을 모방하는 익살스런 모습이기도 하다. 어떤 것이 더 백남준인가가 중요하기보다는 굿이란 행위를 통하여 그가 관객들에게 실제적(real) 순간과 연출된(performative) 순간, 그리고 둘의 결합과 분리를 통해 끊임없이 흡수되고 변화되어 동화하는 순간 모두를 포착하고 있다는 것이 최재영 사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 안에서 최재영은 사진이 진실을 가장 크게 왜곡 할 수 있는 매체임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정황의 복합적이고 다중적인 속성을 미세한 부분에서 전체까지, 의식과 무의식의 눈을 동원해서 볼 수 있는 것도 사진이라고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